iAccel 홍종철 대표 인터뷰 [아주 VC리스트⑦] “특허 기술 자신 있다면 인포뱅크에 투자 받으세요”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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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주경제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s://www.ajunews.com/view/20201229135015350



홍종철 인포뱅크 아이엑셀 대표 
인터뷰벤처기업에서 액셀러레이터로...“특허경영 지원, 최대 강점”“
포스트코로나 시대, 뉴노멀 키워드 빠르게 이해해야”
3호 펀드 200~300억원 규모 조성 계획 중


 올해로 만 25살이 된 ‘청년 기업’ 인포뱅크는 ‘K팝스타’ 문자 투표부터 자동차 내비게이션 화면 솔루션까지 생활 밀착형 기술을 제공하면서 생활 편의를 높여왔다. 국내 최대 규모의 메시징서비스 전문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현재는 챗봇, 비대면 전자계약, 안면인식 자율주행 플랫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와 기술력을 제공하고 있다.

B2B(기업간 거래) 사업 중심의 인포뱅크가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는 ‘카카오톡’의 성공이었다. 아이폰이 국내에 처음 들어올 시기, 인포뱅크는 카카오톡보다 빠르게 무료 메신저를 개발해 두 달 만에 100만 회원을 모았다. 이용자는 늘었지만, 무료 메신저 사업이 회사에 큰 도움이 안 될 거라는 내부 판단이 내려졌고, 유지관리 직원 2명만 배치한 채 사실상 방치했다. 당시에는 플랫폼 경제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이후 카톡이 나타났다. 100만명 수준이 아니라 500만명, 1000만명으로 이용자가 늘고, 국민 메신저로 거듭나면서 인포뱅크도 뒤늦게 무료 메신저에 힘을 실었다. 직원 50여 명을 배치하고, 50~100억원씩 투입했지만 이미 시장은 카톡이 장악한 뒤였다. 실패를 경험 삼아 사내 벤처를 만들고 스타트업 정신으로 B2C 시장에 도전했지만,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회사가 스타트업처럼 일하기는 어려웠다.

홍종철 인포뱅크 아이엑셀 대표는 “B2C 시장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프라이머의 파트너로 지분 투자에 참여했는데, 스타트업이 목숨 걸고 일하는 모습을 봤다. ‘우리도 스타트업이 되자’는 목표를 세우고 변화를 시도했지만, 당시만 해도 직원이 180명이었다. 스타트업 정신이 안 나왔다”며 “대안으로 회사를 8개 사업부로 분리했다. 지금은 2개 사업부가 스핀오프(기업분할)해 6개 사업부로 각자 운영되고 있다. 독립사업부 체제가 잡히고, 수익이 나면 50%는 각 사업부가 나눠 가진다. 아이엑셀은 투자 활동에 집중하면서 '스타트업처럼'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종철 인포뱅크 아이엑셀 대표. 홍 대표는 10년 넘게 특허 컨설팅 회사를 경영하면서 2500개가 넘는 특허 출원 과정에 참여했다. 인포뱅크에서는 과거 경험을 살려 'IP액셀러레이터'를 자처하면서 스타트업 투자 및 육성을 주도하고 있다. 다른 AC와 비교했을 때 차별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IP 분야에서 만큼은 인포뱅크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국내 최강이다. 우리가 투자한 회사는 특허를 통해 진입장벽을 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사진=인포뱅크)]


'특허 최강 스타트업' 육성하는 IP 액셀러레이터
 인포뱅크 아이엑셀이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은 약 120개. 현재 각각 50억원, 60억원 규모의 개인투자조합 1·2호를 운영 중이다. 투자 방향성은 분명하다. 주연보다는 조연이 돼서 유니콘 기업을 키우는 ‘유니콘 요정’이 되는 것. 인포뱅크는 회사가 도와줄 수 있는 팀에 투자한다. 또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한다. 이러한 기준점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는 자율주행, 챗봇, 인공지능(AI) 분야 스타트업이 대다수다. 최근에는 바이오와 AI를 결합한 기술 기업을 추가 투자처로 물색하면서 포트폴리오 변화를 가져가고 있다.


다른 액셀러레이터(AC)와 비교했을 때 강점은 특허경영에 있다. 회사는 20년 넘게 기술개발과 사업을 병행하면서 특허의 중요성을 체험했다. 인포뱅크는 기업 메시징 사업, 문자투표 기술 개발 과정에서 특허를 내지 않아 대기업에 시장을 뺏겨 보기도 했다. 아픈 경험이 있는 만큼, 이제 신사업에 도전할 때 특허 포트폴리오부터 짜고 시작한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먼저 시작해도, 성장 가능성이 보이면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해 휩쓸어 간다. 적어도 20~30개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해야 스타트업이 대기업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홍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특허경영은 돈이 많이 들지만, 스타트업은 시간적·금전적 여유가 없다. 인포뱅크는 특허 아이템을 발굴하는 노하우가 많이 쌓여 있고, 투자 팀에는 무상 특허 컨설팅을 제공한다. 여기에 특허를 낼 만한 기술인지 판단하는 과정에서도 도움을 준다. 굳이 원천기술뿐만 아니라 UX(사용자 경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알고리즘도 특허를 받을 수 있다”며 “현재 120개 포트폴리오사 중 90개 팀이 특허를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출원에 도움을 준 특허만 1800건에 달한다. 팁스 운영사이면서 직접 사업을 하고 있고, IP 액셀러레이팅이 가능하다는 점이 다른 AC와의 차별점이다”고 강조했다.

내년에는 펀드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다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의 밸류가 높아진 만큼 3호 펀드는 200억~300억원 규모로 구상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 형태로 완전 독립해 투자 규모와 역량을 키워나갈 계획도 밝혔다.

홍 대표는 “이제 디지털 치료제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여기에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기술이 도입되면서 제약사들도 디지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기술이 치료제와 융합되면 향후 치매, 금연, 마약 중독 등 여러 분야 치료에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뉴노멀의 특성을 빨리 이해하고 습득·적용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본다. 언택트를 넘어선 온택트, 재택근무, 스마트워크, 엔데믹 등이 그 키워드다. 인포뱅크도 AI 관련 기존 포트폴리오는 그대로 가져가고,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투자를 조금 더 강화하고 확대할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엑셀이 본격적으로 투자한 지 이제 4년 차다. 조금씩 엑시트하려는 기업도 눈에 보인다"며 "최근 스타트업 가치가 올라간 만큼 펀드 규모를 키워나가면서 향후에는 독립사업부 형태가 아닌 CVC 형태로 스핀오프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보훈 기자